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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野 협치 못끌어냈는데…靑 "상상도 못할일 벌어져"

`안철수係` 부결 캐스팅보트…민주당 지도부 리더십 도마에
"安 입지강화" "역풍 맞을것" 정국 급랭…與 개혁입법 차질
헌재 8인체제 연말까지 계속…靑 "후임 인선 전혀 생각못해"

  • 입력 : 2017.09.12 09:56:39     수정 : 2017.09.12 13: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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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이수 헌재소장후보 인준 부결…贊145·反145 '2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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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64)의 국회 표결 부결 사태는 향후 정국 운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는 협치의 과제를 던졌고, 야3당에는 정부 운영에 미칠 야당의 영향력을 각인시켰다.

하지만 민주당과 청와대는 인준 부결 직후 "상상도 못한 일"이라며 "무책임의 극치"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 당분간 정국이 급랭될 것으로 보인다.

◆ 왜 부결됐나?

부결의 직접적인 원인은 국민의당의 자율투표다. 이날 국회 본회의 김이수 후보자 임명 표결에 참여한 총 투표수는 모두 293표였다. 민주당은 당 소속 국무위원(김부겸·김영주·김영춘·김현미·도종환 장관)까지 투표에 참석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민주당 의석수 120석에 정의당, 진보 성향 정당, 무소속 의원들의 9표를 더한 129표를 사실상 확보한 만큼 18표만 더 확보하면 가결을 이끌어낼 수 있었지만 16표를 추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풀이된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 국민의당은 투표에 앞서 자율 투표를 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의석수 40석인 국민의당에서 찬성표가 절반도 나오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김 후보자를 반대하는 야당에 대해 충분한 설득 작업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은?

이번 부결 과정에서 존재감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 인사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안 대표는 부결이 발표된 후 "20대 국회에선 국민의당이 결정권을 가진 당"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민의당에서 '안 대표 직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10명 정도로 알려졌다. 안 대표가 취임 후 '선명 야당'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이들이 반대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높고, 이 같은 기류 속에 국민의당 반대표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안철수계'에 대한 설득 없이는 향후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만큼 안 대표 영향력이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당은 최명길 원내대변인을 통해 "임명동의안 부결은 헌재의 엄정한 독립을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라며 "무조건 찬성 입장만을 밝혀온 더불어민주당과 절대 반대 입장을 밝혀온 자유한국당은 남 탓 하기에 앞서 자기 당 내부를 먼저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지명 바른정당 대변인은 "국민의 판단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오늘의 결과를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며 "협치 정신을 발휘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 이상 그 무엇도 진척될 수 없다는 점을 냉정하게 인식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존재감을 확인한 국민의당은 물론 한국당과 바른정당 역시 선명성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문재인정부 첫 정기국회에서 개혁 법안 처리와 예산안 처리 과정이 험난해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야당이 김 후보자 부결 사태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국회에 복귀하자마자 헌재 정상화부터 발목 잡았다. 국회에 돌아오면서 민의부터 배반한 것"이라며 "이번 표결 과정에서 보여준 보수 야당의 발목 잡기와 여당의 총체적 전략 부재를 국민은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의 지도력도 큰 상처를 입었다. 이날 임명동의안 부결 직후 본회의장에 앉아 있던 민주당 지도부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뒤 기자들과 만나 "국회가 이런 당리당략적 결정을 했다는 것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몹시 안타깝다"며 "사실 그분의 실력이나 인품, 자격 모든 것이 흠잡을 데 없이 아주 훌륭하신 분이다. 이 부결 사태는 명백히 국정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인사에 대해서 당리당략적인 그런 판단을 한 집단의 책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부결 사태에 책임을 지고 거취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려고 했지만 여당 지도부가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 새 헌재소장 후보 임명은 언제?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역대 최장인 헌재 소장 공백 사태는 더욱더 길어지게 됐다. 헌재 소장 자리는 지난 1월 31일 박한철 전 소장(64)이 퇴임한 뒤 7개월이 넘도록 채워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49)가 최근 낙마한 상황에서 헌재 소장 임명동의안까지 부결되면서 헌재가 정상적인 9인 재판관 체제를 갖추는 것은 더욱 멀어지게 됐다. 박 전 소장의 퇴임과 이정미 전 재판관(55)의 임기 종료로 인해 7인 체제로 꾸려가던 헌재는 이선애 재판관(50)이 지난 3월 취임해 8인 체제가 됐다.

최악의 경우 헌재 소장 공백 상태가 올해 말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의회에서 한 번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 내에 다시 제출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헌재 소장 임명동의안은 이번 정기국회 내 처리가 불가능하다. 청와대도 후임 인선과 관련해서 "전혀 생각한 바 없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김이수 후보자를 제외한 기존 7명의 헌법재판관 중 한 명을 새 헌재소장 후보로 지명하는 안이 있다. 기존 재판관 중 한 명을 신임 소장으로 지명하는 만큼 안정감 확보 차원에서 유리한 면이 있으나, 기존 재판관 7명 중 4명의 임기가 1년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선택 폭이 크게 줄어든다.

문제는 위헌 결정의 경우 재판관 9인 중 6인 이상이 위헌 의견을 내야 한다. 재판관 두세 명만 반대해도 위헌 결정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8인 체제 동안에는 위헌 결정을 내리는 게 쉽지 않다. 현재 헌재는 양심적 병역 거부 사건, 국가정보원 패킷 감청 관련 사건, 일본 위안부 문제 합의 발표 위헌 확인 사건 등 민감한 사건을 쌓아두고 있다. 특히 양심적 병역 거부 사건은 당초 지난해 말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으로 심리가 미뤄졌다.

◆ 靑 "믿었던 국민의당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다른 안건과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연계하려는 (야당 측의) 정략적 시도는 계속됐지만, 야당이 부결까지 시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의 기대를 철저하게 배반한 것이고, 특히 헌정 질서를 정치적이고 정략적으로 악용한 가장 나쁜 선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측이 이처럼 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히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소식을 보고받고 굉장히 굳은 표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협상 창구인 정무수석실에서도 이번 부결을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긴밀히 논의해온 국민의당의 입장 변화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가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느냐"는 질문에 "그동안 국민의당의 협조가 있었고, 임명동의안 처리 일정 연기도 국민의당이 요청했던 것인데…"라며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수현 기자 / 정석환 기자 /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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