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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교육부 동의없는 자사고 취소 위법" 판결했지만…

규정 안따른 서울시교육청,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신중한 제도변경 주문
市교육청 "법 개정에 속도"…교육부 "취소방침에 동의"

  • 입력 : 2018.07.12 17:53:29     수정 : 2018.07.13 09: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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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교육청이 교육부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지정 취소 처분을 내렸다면 교육부가 이 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교육정책에 대한 변경 필요성을 두고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 간에 이견이 있으면 법령이 정하는 절차를 바탕으로 상호 간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문재인정부가 '자사고 직권취소 권한을 교육감에게 이양한다'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판결 쟁점인 교육부와 교육청 간 행정 권한 문제가 향후 자사고·특수목적고 폐지 정책 추진 과정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고 행정처분 직권취소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2014년 12월 소송이 제기된 지 3년7개월 만의 판결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14년 10월 31일 경희고·배재고·세화고·우신고·이대부고·중앙고의 자사고 지정을 취소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같은 해 11월 18일 "자사고 재평가는 교육감의 재량권 일탈·남용이며 행정절차법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위반했다"며 교육부 장관 직권으로 지정취소 처분을 취소했다. 당시 교육부 장관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시교육청이 지역 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할 때 교육부 장관과 사전에 협의하도록 규정한 옛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의3 제5항을 근거로 서울시교육청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시행령에서 정한 교육부 장관과의 사전 협의는 '사전 동의'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사고 지정 및 취소는 해당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과 그 학교에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국가의 교육정책과 해당 지역의 실정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규정을 따르지 않고 서울시교육감이 일방적으로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을 내린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새로운 교육제도는 충분한 검토와 의견 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시행돼야 하고 이를 변경하는 것은 관련된 다수 이해관계인뿐만 아니라 국가의 교육시책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신뢰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욱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판결에 따라 지정 취소 처분이 유예됐던 자사고 6곳 가운데 2015년 일반고로 전환한 우신고를 뺀 5곳은 내년 6월 재평가 때까지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문재인정부에서 교육부가 자사고·외고 폐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는 데다 지난 교육감선거에서 이와 뜻을 같이하는 진보성향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면서 이번 판결이 향후 또 다른 마찰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교육부는 "시도교육감이 자사고 취소 방침을 정하면 이에 동의하겠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말 "자사고·외고 지정 및 취소 권한을 시도교육감에게 이양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판결에서 패소한 서울시교육청은 초·중등교육법을 조속히 개정해 자사고·외고 폐지 정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입장 발표를 통해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해 근본적인 법령 개정 없이는 고교체제 개편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라며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정부가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사고의 설립 근거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의3 폐지 등 관련 법령 개정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거듭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사고·특목고의 제도적 폐지는 교육 차별 해소를 위한 미래 지향적 정책인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제도적 폐지를 위한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효혜 기자 /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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