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론다에서 생긴 일

  • 입력 : 2017.09.27 17:52:55     수정 : 2017.09.28 1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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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가 '사랑하는 사람과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기 좋다'고 추천했던 스페인 남부의 작은 도시 론다. 몇 달 전 아내와 함께 이곳에 들렀다. 120m 높이 협곡을 가로지르는 누에보 다리, 안달루시아 특유의 하얀색 마을 등 아름다운 자연과 독특한 문화유산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저녁 시간이 되었기에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앱)을 검색해 평판이 1등인 '카사 마리아' 식당을 찾아갔다.

무려 20분 이상을 걸어간 그곳에서 지배인이 실망스러운 말을 했다.

"죄송합니다. 우리 집은 2주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어요."

난감해 하는 우리에게 그가 한마디 덧붙였다.

"다른 곳을 추천해드릴까요. 저 옆집도 진짜 진짜 대박 맛있어요."

스페인어나 영어가 아니라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지배인이자 주인집 딸인 마리아는 알고 보니 한류 팬이었다.

그런데 '꿩 대신 닭'이란 심정으로 찾아간 이웃 식당에서도 우리 부부가 한국인임을 알고 난 뒤 대접이 달라졌다. 지배인이 깍듯이 인사하며 인터넷에 좋은 평가를 남겨달라는 부탁까지 했다. 그 동네에선 인터넷에 강한 한국인들의 호평 덕분에 카사 마리아 식당이 1등이 되었다고 믿고 있었다.

한류의 위력, 정보기술(IT) 강국 대한민국의 위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우리나라처럼 거의 모든 사람이 초고속 인터넷을 활용하고 컴퓨터, 휴대폰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곳은 찾기 어렵다. 다수 국민의 정보통신 역량이 높아진 것이 어느새 우리나라의 또 다른 경쟁력이 된 듯하다. 정보통신기술과 융합이 핵심이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민국이 이를 선도할 가능성을 엿본 것 같아 흐뭇하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려면 이러한 기반을 토대로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내는 창조적 파괴자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요즘 우리 사회, 특히 인터넷에서는 다수와 다른 생각, 다른 행동에 대하여 집단적으로 질타하는 일이 다반사다 보니 과연 이런 분위기에서 혁신가가 나올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의 개방성과 관용성이 보다 높아지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한국판 스티브 잡스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창재 변호사·전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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