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칼럼] 위안부합의 난제 어떻게 풀어야 할까

  • 입력 : 2018.01.09 17:30:14     수정 : 2018.01.09 17: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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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7일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태스크포스는 5개월 작업 끝에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보고서는 전 교섭과정을 분석하여 대외에 공개하였다는 점에서 우리 외교의 신뢰에 손상을 입혔다. 상대방과의 비공개 약속을 전제로 만들어진 외교문서는 일반적으로 25~30년간 비공개로 하고 최종 공개 여부도 신중하게 심사하도록 되어 있다.

태스크포스 보고서는 전체적으로 균형 있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피해자 중심 해결'의 관점에서 합의 절차와 내용을 비판적으로 평가하였다.

한일 합의의 3대 핵심 요소인 책임·사죄·배상에 관하여는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미흡하다고 보았다. 반면에 1)불가역적 해결, 2)소녀상 이전 문제, 3)국제사회에서의 비난·비판 자제, 4)관련 단체 설득, 제3국 기림비, 성노예 등에 관한 비공개 부분의 존재 등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이로 인해 '불균형한 합의'로 결론지었다. 큰 틀에서 보고서의 지적은 올바른 분석이며 향후 외교 교섭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다만 비공개 부분이 '이면합의'라는 일부 주장은 이 내용이 양측의 합의를 구성하지 않으므로 적절치 않다. 오히려 이를 비공개 합의에 포함시킨 점과 비공개로 한 의도가 문제라 할 것이다. 또한 소녀상 이전 문제는 비공개 부분을 포함해 해석하여도 원래 정부 설명대로 이전을 약속하지 않았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국제사회에서의 비난·비판 자제는 합의가 정부 간 현안을 종결한다는 의미이지 역사·인권문제로서의 해결은 아니라는 점에서, 진실 규명·후세 교육·민간의 국제 NGO 활동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더욱이 이러한 중요한 합의를 비구속적 성격의 정치적 합의로 한 점도 적절치 않다. 최소한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의 과정을 거쳐 법적 구속력을 확보했어야 한다.

한편 합의의 핵심 3개 요소에 대한 평가는 현실적 관점에서 달리 볼 수 있다. 합의는 30여 년을 끈 난제를 교섭을 통해 타결한 결과다. 보고서에 나와 있듯이 정부 입장의 출발점은 피해자의 요구와 동일하였다. 그러나 일본이 '1965년 협정 해결'을 고수함에 따라 '일본정부 예산출연'을 통해 법적 책임과 배상에 관한 피해자 요구를 간접 충족시키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사죄도 고노 담화의 관련 내용을 아베 신조 총리 명의로 했다는 점에서 일정 기준을 맞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 정부가 피해자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고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피해자 간 또는 피해자와 지원단체 간의 의견 차를 감안하면 '피해자 중심 해결'이란 피해자 입장의 완전한 반영은 어렵고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한다는 의미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교섭과정과 합의 후 정부가 피해자와 충분히 의사소통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9일 위안부합의의 기본처리 방향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였다. 주요 골자는 1)피해자 명예·존엄 회복 및 상처 치유 노력, 2)피해자 중심 해결방안, 3)화해치유재단기금 10억엔의 한국예산 충당, 4)합의에 의한 문제 해결 부인, 5)재협상 불요구 및 일본 측 노력 촉구, 6)과거사문제 해결 노력과 미래지향적 협력 지속 등이다. 우려되었던 협정의 파기나 재교섭은 없는 것으로 정리한 바, 한일관계 회복, 국제약속 파기 부담 등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다만 기본처리 방향에는 화해·치유재단기금의 우리 예산 충당 등 2015년 합의의 본질적 부분과 충돌하는 요소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구체적 해결책에 어떻게 반영시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는 과거사와 협력의 병행이라는 기존의 투트랙 방침을 재확인하였으나, 위안부합의 존중과 이행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일본정부의 입장과 어떻게 조화시킬지도 과제다. 이번 발표로 한일관계의 추가 악화는 막았지만 회복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위안부합의는 정부 간의 공식약속인 정치적 합의라는 관점에서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현실적 해결방안이 필요하다. 불완전하지만 합의를 존중하면서 일본정부와 협력을 통해 피해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조치들을 보완하는 방식이 바람직할 것이다.

사죄의 분명한 표시를 위해 '총리 서한의 주한일본대사에 의한 전달' 또는 이와 유사한 조치를 추진해 보아야 한다. 또한 피해자들에게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조치로서 추모관을 세우거나 아직도 역사 규명이 미진한 점을 감안하여 자료센터를 세우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역사 화해는 긴 과정이다. 합의가 다소 부족하지만 매우 어렵게 진전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이를 기반으로 덧셈을 해가는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

[신각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전 주일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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