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성의 레이더L] 그래도 `범죄의 소명`에 전념해야

  • 입력 : 2018.07.09 17:18:31     수정 : 2018.07.09 17: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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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양대노총 와해 공작'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검찰의 격한 반응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판사는 "현 단계에선 범죄 소명이 부족하다"고 영장을 기각했다. 그러자 검찰은 "최근 노조와 관련한 공작 사건에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 뭔가 다른 기준과 의도가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반발했다. 지난 석 달간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 수사의 구속영장 대부분이 기각된 것에 대한 반발을 함께 담은 것 같다.

'뭔가 다른 기준과 의도가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란 대목이 문제가 됐다. 그간의 영장 기각을 한데 묶어 법원을 공격한 셈이다. 형사소송 절차는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받아야 마무리되지만 수사는 주요 피의자 구속이 핵심이다. 언론은 구속에 집착하지 말라고 조언하다가도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수사 부실이라고 비판한다. 앞으로도 영장 판단을 계속 받아야 하는 법원에 대고 가시 돋친 비난을 해대는 걸 보면 수사팀의 불만도 헤아릴 필요가 있다. 그러나 기자들조차 '뭔가 다른 기준과 의도'가 무엇인지 몰라 난감해했다. 일선 검사들까지 "수사팀이 왜 저러는지 아는 게 있느냐"며 오히려 기자들에게 물었다.

가장 큰 손해는 수사의 집중력과 정당성에서 차이가 나는 여타 수사들과 한데 묶여 비난을 받았다는 점이다. 주요 언론들은 우선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구속영장 기각과 노조 와해 의혹 수사를 하나로 싸잡았다. 권 의원 영장 기각 사유엔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해 법리상 의문점이 있다'는 표현이 있다. 처음 보는 기각 사유다. 짐작건대 영장 법정에서 판사가 채용비리 수사 기록의 문제점에 대해 던진 질문에 검사가 대답을 거의 못했다는 뜻으로 들린다. 노조 와해 의혹 수사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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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와해 의혹 수사는 헌법 노동3권과 관련이 깊어 정당성도 뚜렷하다. 조양호 회장 등 한진 일가 수사와도 비교되고 있다. 이 수사는 '여론에 편승한 수사' '지지율 방어를 위한 수사'라는 비판에도 무리를 거듭하고 있다. 별 비슷한 점도 없는데 함께 비난받고 있다.

검찰은 이런 오해뿐 아니라 '정상' 회복을 위해 애쓰는 법원 일각의 최근 변화에도 민감해할 필요가 있다. 국정농단 수사의 광풍 속에서 법원이 인권과 피의자의 방어권보다는 구속 등 '수사 필요성'에 무게를 뒀던 것 아니냐는 반성이 일고 있다. 수사 환경이 더 엄격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영장이 기각돼도 판사 의견에 따라 '범죄 소명'을 위해 보완 수사에 전력하는 모습이 향후 재판을 위해서도 더 효과적일 거라 믿는다.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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